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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를 찾아서01

해외여행

by 엄태환 2013. 7. 3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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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으로 중국의 티벳 자치구, 남으로 인도 사이에 위치한 네팔은 한반도 면적의 2/3, 힌두교 국가에 평균 수명 40, 2,500만 명의 사람들이 연평균 250달러의 소득으로 생활하는 가난한 나라로, 현대에 과거를 사는 나라이다. 하지만 신은 네팔에 안나푸르나, 마차푸차르 등 아름다운 히말라야 봉우리를 선사했다.

해발 7,000m이상의 산은 모두 아시아에 위치하고 있는데, 8,000m이상의 14개 봉우리 중에 최고봉 에베레스트(8850m)를 비롯한 9개봉이 히말라야의 네팔과 티벳 국경 쪽에 몰려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히말라야의 하얀 산을 오르고 싶어 하듯이 나 또한 오래전부터 히말라야 등정을 꿈꾸었다. 그 기회를 지난 1월 말에 잡은 것이다. 공주청소년자원봉사센터의 운영위원 8명과 함께 안나푸르나 트레킹 및 네팔의 세계문화유산 답사배낭 여행을 하기로 한 것이다 

 

인천공항에서 네팔의 카트만두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경비의 절약을 위해 네팔항공이 취항하는 상하이, 방콕, 홍콩, 뉴델리 등에서 한번 갈아타는 경우가 많다. 우리들은 태국의 방콕을 경유하는 노선을 선택했다.

방콕에서 오후 150분 출발 예정이었던 네팔행 비행기가 6시를 훌쩍 넘긴 시간에야 겨우 출발하여 카트만두에 내렸을 때, 히말라야의 모든 산들은 어둠 속에 묻혀 있었다. 입국수속을 하고 공항을 빠져 나오자 소형 택시 기사들이 우루루 몰려든다. 인터넷으로 검색한 숙소까지의 비용을 물으니 1,500루피(1달러는 71루피)를 달란다. 외국 여행의 경험에서 터득한 기술로 500루피에 협상(?)하고 쾌재를 부르며 네팔짱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하니 산적같이 생긴 한국인 주인장이 반갑게 맞아준다. 시내의 숙소임에도 시설이 형편없는 걸 보니 앞으로의 생활이 고될 것이란 예감이 든다.

다음 날, 200km나 떨어진 포카라로 이동하여 무려 2,000루피씩의 거금을 지불하고 입산허가서를 받은 다음 티벳 난민촌에 들려 미리 준비한 헌 옷과 기념품을 전달하고 산행 기점인 나야폴에 도착하니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8일간의 대장정에 대한 설레임으로 출발한 산행의 첫 날. 일행 모두 발걸음이 가벼워 보인다. 지나가는 원주민들이 한결같이 나마스테를 연발한다. 우리 말로 안녕하세요와 비슷한 의미이지만 본래는 당신에게 경배를 드립니다라는 뜻이란다. 그래서 정식으로 인사할 땐 합장을 하면서 고개를 숙여야 한단다.

 

오늘의 목적지는 고레파니. 비레탄티와 타케둥가를 쉽게 지나치고 내친 김에 울레리까지 내달린 시간이 점심 무렵이었다. 잠시 숨을 고를 겸해서 차 한잔과 삶은 계란을 먹었는데 꿀 맛이었다. 그런데 신선생이 갑자기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경련을 호소한다. 침으로 열 손가락을 따고 야단법석을 치른 후에 겨우 한숨을 돌렸다. 호된 신고식을 치른 신선생을 뒤로 하고 낭게탕티까지 내달렸다.

 

고레파니 능선에 오르니 다울리기리봉과 안나푸르나의 웅장하고 화려한 속살이 드러난다. 끝없이 펼쳐진 설산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고 코 끝이 찡해온다. 설산의 유혹에 어려움도 모르고 구르종까지 내달렸다. 이제 점점 고도가 높아지며 기온이 떨어지는 지점이다.

 

신선생은 결국 산행 포기 선언을 했다. 하산할 때 만나자는 기약을 하고 산행 코스에서 가장 힘들다는 촘롱에서 시누와까지 마의 계단을 지나 해발 2,500m의 도반에 도착했다. 모두 입맛이 떨어진 모양이다. 먹는 양이 현저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너무 추워 씻을 엄두도 내지 못한다.

 

ABC(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4,130m)에 도전하는 날이다. 그러나 또 문제가 발생했다. 신도회장이 산행 포기선언을 한 것이다. 이제 6명이다. 고도 3,000m를 넘은지 오래고 올라갈수록 산소가 희박해져 산행이 어려웠지만 빠른 걸음으로 서둘러야만 했다. 고도 3,700mMBC(마차푸차르 베이스 캠프) 지점을 지나면서부터는 숨도 차고 날씨도 추워져 걷기가 무척 힘들었다. 게다가 대부분이 고산증으로 기진맥진한 상태다. 김교수와 신박사, 재열선배, 사무국장의 발걸음이 뒤쳐진다. 그나마 진우선배와 나만 정상인 것 같다. 선발대로 먼저 가서 기다리는 게 나을 성 싶어 서둘러 걸었다.

 

ABC에 도착한 것은 오후 6, 그토록 남봉 뒤에서 모습을 감추고 있던 안나푸르나 1봉이 바로 앞에서 흰눈을 뒤집어쓰고 자리잡고 있고, 주위에 강가푸르나, 안나푸르나3, 4, 마차푸차레의 장엄함이 일몰에 붉게 물든 모습으로 우리를 반긴다.

한동안 넋을 잃고 히말라야의 장엄한 파노라마를 바라보고 있는데 그제서야 일행들이 도착한다. 태극기가 걸려있는 롯지에 들어가니 식당주인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블랙 티를 건넨다. 한동안 부산에서 외국인근로자로 일하면서 한국을 배웠기에 한국인에게 호감이 간단다.

 

날이 갈수록 입맛이 떨어져 체력이 고갈되었으나 이제는 내리막길이니 올라 갈 때에 비하면 식은 죽 먹기라며 모두들 안색이 밝아 보인다. 그래도 힘들어하는 일행 4명을 뒤로 하고 선발대로 지누단다에 내려와 산행을 포기하고 기다리던 일행과 합류하여 포카라에 내려왔다. 열흘 동안 굶주렸던 허기를 채우기 위해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에 들어가 김치찌개를 곱배기로 시켜 반주 곁들이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파트너였던 포터 게달은 스무 살의 대학생이다. 방학을 이용하여 일을 한다는 그는 너무도 착하고 친절하여 인기 만점이었다. ‘열심히 공부하라며 공동 경비에서 남은 비용으로 한 학기의 장학금을 건네주니 감사하다며 눈물을 글썽인다. 게다가 공주대 김교수님은 교환학생으로 초청하겠다는 약속까지 하였으니 우리는 분명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훌륭한 민간외교까지 수행한 것이리라.

여분 배낭과 옷가지까지 챙겨주고 식당을 나서니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 위의 별빛이 너무나 아름답다.

가난하지만 행복함을 느끼며 착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네팔인들, 물질적으로 풍요를 누리며 살고 있는 우리들이 그들만큼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무얼까.

 

 

네팔기행 사진을 올려본다.

이제부터 출발이다. 포카라에서... 

 

 현지에선 과일이 무척 싼 편이다.

 

굉장히 싼 편인데도 흥정하는 우리 팀원들...

 

 과일을 많이 구입했는데 늦게 나타나서 사달라는 네팔의 꼬맹이...

 

 네팔에서의 생산활동은 주로 여성의 몫이라나. 남자들의 일과는 대충 이렇다.

 

 

 처음 찾은 곳은 빈민 학교. 준비해온 옷과 책을 기증하고 기념촬영

 

 

 트레킹 첫날 만난 네팔인

 

개와 닭이 무척 친한 사이라네...

 

 

 

 이제부터 고생 시작이다.

 

 

귀엽네

 

멀리 보이는 안나푸르나의 설산 모습...여길 향해 계속 걷는 것이다.

 

가까운 듯 하지만 3일은 더 걸어야 도착할 수 있단다

 

첫번째 쉼터에서

 

 

가까이 보이지만 안나푸르나, 마차푸차르 아직도 3일은 꾸준히 걸어가야 한다

 

 

드디어 마차푸차르 봉우리가 보인다

 

02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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