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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옥마을을 찾아서

국내여행

by 엄태환 2010. 10. 29.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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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걷고 싶어지는 계절, 머릿속엔 수많은 올레 길이 떠오릅니다.

고심 끝에 먼저 한곳을 택했습니다. 바로 전주한옥마을. 도보여행 코스로서 한옥촌이 갖는 매력은 뭘까요? 고풍스럽고 고즈넉한 마을 풍경은 가을의 분위기와 썩 잘 어울립니다. 가을 속에 아름답게 녹아 든 한옥마을의 풍경을 배경 삼아 느리게 사색하며 걷는 것. 그것이 아닐까요?

전주시 완산구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700여 채의 기와집들이 늘어선 전주한옥마을은 전국에서 가장 큰 한옥 집성촌입니다. 호흡이 길어서 천천히 둘러보기에 좋습니다. 이 마을은 일제시대 일본 상인들이 성곽을 헐고 도로를 뚫은 뒤 성 안으로 들어오자 이에 대한 반발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고 합니다. 일본인 주택에 대한 대립의식과 민족적 자긍심의 발로였던 셈인데요. 건물형태와 구조, 골목길 등이 당시 모습 그대로 보전돼 내려오고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걸을까? 일단 이곳의 수문장 경기전에 들어갔습니다. 경기전은 조선왕조 태조의 영정을 모시기 위해 태종 10년(1410년)에 창건됐습니다. 한강 이남에서 유일하게 궁궐식으로 지은 건물이지요. 경기전에는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전주사고와 예종대왕태실비, 조경모 등이 있으며, 400년 된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대나무, 매화나무 등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경기전에서 나온 뒤에는 그냥 발길 닿는 데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이 골목, 저 골목, 낮은 돌담길을 따라 걷는 것이 정겹습니다.

담장 너머로 보이는 고택이 궁금하면 들어가 구경해봐도 좋습니다. 야박한 도시와 달리 낮에는 대문을 잠그지 않은 집들이 대부분이지요. 문풍지를 발라 놓은 곁문들과 툇마루, 햇볕이 잘 드는 마당, 항아리 등 우리네 전통가옥에선 비움과 열림, 넉넉한 인심의 향기가 베어나옵니다. 그리고 푸근한 사람의 온기가 느껴집니다. 전통가옥에 관심이 많다면 전주 최씨 종가집인 토담집과 한옥생활체험관도 꼭 들러보기 바랍니다.

곳곳에서 전통문화와 마주치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전주한옥마을입니다. 경기전이 있는 태조로를 따라가면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많이 있습니다. 한국 목판 인쇄문화의 맥을 이어가는 전주목판서화체험관, 최명희 문학관, 전주공예품 전시관 등이 있고요. 전통 가양주에 대한 다양한 유물과 이야기들로 꾸며진 호남 유일의 전통술 전문박물관인 전주전통술박물관도 있습니다.


한옥마을 은행로에 닿으면 맑은 물소리가 들립니다. 화강석으로 조성된 실개천이 남천교에서 동부시장 사이 557m의 은행로를 따라 흐르기 때문인데요. 실개천 곁에는 정자와 물레방아가 있습니다. 은행로에는 고려 우왕 9년인 1383년 학자 최담이 심었다고 전해지는 600살 된 은행나무도 살고 있습니다.

한옥마을에서 추천하는 몇 가지 걷기 코스가 있기는 합니다만, 그대로 따라가려고 애쓸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자유롭게 둘러보고 싶은 곳으로 가면 되지요. 유유자적 다 둘러보면 2시간 30분쯤 소요됩니다.

걷다 보면 전통찻집들도 많이 보입니다. ‘다문’은 한옥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찻집으로 65년 전인 일제시대에 지어졌다고 합니다. 황차, 녹차 등 야생 수제차를 전문으로 하는 전통찻집이지요. ‘달새는 달만 생각한다’는 정말 아담한 찻집입니다. 감로차, 머루차 등 특이한 차를 많이 팔고요. 전통찻집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수제 쿠키와 커피, 미숫가루를 맛볼 수 있는 ‘한옥길을 타박타박’, 한옥에서 마시는 커피 맛이 색다른 ‘모심’, 갤러리 카페 ‘아카 갤러리 카페’, 책을 읽으며 차 마실 수 있는 북카페 ‘세렌디피티’ 등 아기자기하고 개성 있는 삼청동식 카페들도 즐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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