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에는 설날과 겹치는 바람에 백두대간 종주를 하지 않았다.
두달만에 만나게 될 회원들이 무척 보고 싶다.
오늘은 예전에 기상 악화로 중간에 포기했던 두 군데의 땜빵을 겸한 정기 산행 및 시산제를 하기로 한 날이다.
오늘 걷는 곳은 경북 상주군 화북면의 버리미기재에서 대야산, 차량으로 이동하여 밤티재에서 늘재까지이다. 위험한 속리산 권역이라서 늘 출입을 금하는 곳이기도 하다.
버리미기재에서 치고 올라와서 첫번째 헬기장에서
1. 산행일시 :2017.2.25(토)
2. 산행지 : 가. 버리미기재-곰넘이봉-촛대봉-대야산-대야산 주차장
나. 밤재(밤치, 밤티재)-늘재
3. 거리와 시간 : 버리미기재-주차장 8.4km, 5시간, 밤티재-늘재 3.3km, 1시간 30분
4. 함께한 사람들 : 대간 종주 회원 12명+백두산악회 회장 포함 4명+ 불교산악회장 총 17명
5. 산행하기 좋은 날이다. 하지만 등산로 초입부터 눈이 쌓여있는 것으로 보아 대야산 올라가는 길은 빙판일 것이 확실하다.
대야산이 바로 저긴데....
이른 시간이라서인지 버리미기재 지킴터는 잠겨져 있다.
곰넘이봉을 넘어가는 곳인데 아직은 그다지 위험하지는 않다.
등로가 미끄러워 이젠 아이젠을 착용해야겠다.
며칠 전에 비가 내려서인지 눈과 물이 얼어붙어 있으니 제법 미끄럽다.
주변 경관은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멋지긴 하지만 우리들에겐 올라가는데 쉽지 않아 조심조심한다.
계절은 봄이 오는데 속리산권의 대야산에 오르는 길목의 바닥은 겨울이다. 주변의 나무가지엔 상고대가 아니라 얼음과자로 꽁꽁 얼어붙어 있다.
저멀리 대야산이 보인다.
흰 눈을 뒤집어 쓰고 있는 대야산의 모습이 유럽의 알프스와 흡사하게 보인다.
촛대봉에서
햇볕이 잘드는 양달 지역은 눈이 녹았다. 하지만 로프에 의지하긴 해도 내려가는 길목이 미끌미끌하다.
이젠 본격적으로 대야산에 올라가는 중이다.
동참해 준 백두산악회 회원들이다. 산에서는 프로들이다.
상고대가 아니라 나무가지가 아예 얼어버렸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크게 위험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곳을 지나니 대야산 올라가는 마지막 절벽의 직벽 구간이 나온다. 로프는 눈속에 파묻혀 얼어버렸기 때문에 스틱에 의존하긴 했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다.
이곳 바로 위에서 그만 미끄러져 굴러 떨어져 버렸다. 7-8m쯤 굴러간 것 같다. 스틱 하나가 했지만 배낭 덕분에 크게 다치진 않아 다행이다. 더 이상 올라가는 것은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겠다는 회원들의 의견에 따라 이곳에서 하산하기로 했다.
찰과상을 입은 엉덩이를 어루만지며 하산하다 보니 이제 대야산 주차장이 가까워 진다.
여름철엔 무척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일게다. 동절기에는 사람구경하기 힘들어서 인근 지역의 식당도 문을 열고 영업하는 곳이 하나도 없다.
촛대봉에 오른 시간이 9시가 조금 지났었구나.
차량이 한대도 없는 대야산 주차장엔 차가운 겨울 바람만 불어댄다.
버스로 이동하여 가까운 식당을 찾아 가기로 했다.
점심을 해결하고 이젠 밤치로 이동하여 늘재까지 넘는다. 통제구간이라서 단단한 철조망으로 막아 놓았다.
철조망의 왼쪽으로 들어가면 산행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보인다.
예전에 밤치에서 문장대를 거쳐 산행을 하였으니 오늘은 밤치에서 눌재(늘재)까지의 짧은 구간을 걸으면 된다. 밤치에서 문장대까지는 위험 구간이 많지만 밤치에서 눌재까지는 그다지 위험한 곳은 없다.
밤치에서 눌재까지는 도상거리로는 2.5km지만 실재 거리는 3,3km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고종퇴위와 군대해산에 반발하여 의병을 일으킨 의병장 이강년의 묘가 눌재에 있는 모양이다.
백두대간 늘재(늘고개) 표지석 앞에서 시산제를 지내려고 한다.
우리 산악회 총무님은 가정의 화목과 산행의 무사무탈을 바라며...
늘재는 한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이란다.
함께해 준 회원들과 동참해 준 백두산악회와 불교산악회 회장단에게 감사드린다.
크고 작은 사고가 서너 건 있긴 했어도 안전하게 하산한 것이 다행스럽다.
도와 주신 님들 덕분에 시산제도 원만하게 치르고 하루를 마감할 수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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