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雉岳山 1,288m)
강원도 원주와 횡성군에 걸쳐있는 산으로 주봉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남으로 향로봉, 남대봉, 북으로는 매화산, 삼봉 등 1,000m 이상의 봉우리들이 연결되니 사실은 하나의 큰 산맥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예전에 70여 개의 사찰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구룡사, 상원사, 보문사, 입석사 등이 남아있으며 상원골, 사다리골, 산성골, 범골, 입석골 등의 계곡과 구룡, 세렴 폭포에다가 바위에서 솟아나는 약수 등 명소가 많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휴일이면 늘상 산을 찾아 나서지만
오랜만에 평일에 시간이 있어 혼자 산행을 나선다.
가을의 단풍과 겨울의 상고대로 널리 알려진 치악산을 한여름에 걸어보자.
오늘은 치악산의 여러 코스 중에 비로봉에 오를 수 있는 최단 코스인 황골 탐방지원센터를 향해 출발한다.
<치악산 비로봉 정상에서>
1. 산행일시 : 2017. 7. 20(목)
2. 산행지 : 강원도 원주 치악산
3. 산행 코스 : 황골 탐방지원센터 - 입석사 - 황골 삼거리 - 쥐너미재 - 비로봉 - 황골 탐방지원센터 원점회귀
4. 산행 거리와 시간 : 7.7km, 4시간 30분(알탕 시간 포함)
5. 함께한 이 : 혼자 산행
평일이라서인지 비로봉에 오르는 동안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음.
황골 탐방 지원센터에서 입장료 겸 주차료 5,000원을 내고 주차장에 들어서니 나의 애마만이...
황골 소류지를 지나면 윗황골마을 출발점이 나온다.
아마도 대형 버스를 타고 오는 등산객들은 그곳에서 하차하여 한참을 걸어 올라올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왜냐면 그곳에서부터 황골 탐방지원센터까지는 승용차만 다닐 수 있도록 도로 폭이 좁기 때문이다.
황골 탐방지원센터에서 입석사까지는 포장된 임도를 따라 1.6km를 올라가야 하는데 경사도가 심해 제법 땀이 나는 길이다.
비로봉까지 다녀올 것이니까 오늘은 거의 8km를 걷겠구나.
입석대 올라가는 길목에서 만난 화장실의 걷 모습이 자연 친화적이라고나 할까?
입석사는 지금 공사중이다.
이곳 근처에서 내 또래의 아저씨 한 분을 만났는데 하는 말이 '비로봉 가나요?' 그렇다고 하니까
'미쳤나요? 그곳을 혼자서?' 함께 얘기하면서 가자니까 힘들어서 절 구경만 하고 하산한단다.
난 미친 사람 아닌데....
입석사를 지나니 이젠 너덜지대가 나타난다.
입석사에서 황골 삼거리에 올라가는 500여m는 깔딱고개로 불리는 곳으로 비로봉 올라가는 길목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곳이라고 한다. 바위에 물기가 많아 조심조심 해야할 구간이다.
올라가는 곳곳에 그 자태를 뽐내는 야생화들이 무척 아름답다.
산수국이 지천에 널려있다.
987봉 근처에 올라서니 이정표와 쉼터가 나온다.
쉼터에서 무려 10여 분을 쉬는데도 오가는 사람이 없다.
황골 삼거리까지는 이제 평탄한 길이다.
큰까치 수염도 만나고
황골 삼거리까지는 곳곳에 나무 계단이 놓여있어 걷는데 편하다.
바위 틈에서 자라고 있는 버섯을 만나다. 어여쁜 것을 보니 독버섯 종류일 듯.
입석사에서 1.2km 지점인 황골 삼거리
남대봉에서 올라오는 길도 멋지다던데...언제 걸어보자.
황골 삼거리에서 비로봉까지는 평탄한 트레킹 코스라고나 할까?
걷기에 편하다.
황골 삼거리 쉼터의 나무 의자인데 물기가 마르지 않아 앉아 쉬기에는 망설여진다.
황골 삼거리에서 700m 쯤 오르니 쥐넘이재 전망대가 나온다.
쥐넘이재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원주 시내인데 날씨 탓에 보이지 않는다.
쥐넘이재에서 비로봉 가는 길이 제법 운치가 있다.
이정도의 길이라면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괜찮을 듯 하다.
치악산의 삼봉과 투구봉 구간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를 위해 통제하는 곳이다.
넓은 공터에 오르니 드디어 비로봉 정상이 보인다.
비로봉 삼거리에서 급경사의 계단을 따라 300m 오르면 비로봉 정상이다.
흐린 날이라서 조망이 트이지 않음이 아쉬울 뿐이다.
비로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향로봉 방향인데 너무 흐리다.
비로봉 정상의 돌탑
평일의 비로봉을 혼자 독차지 하다.
정상에서 무려 30여 분을 쉬었는데도 이곳을 찾는 이를 하나도 만나지 못해 혼자 셀카로 인증한다.
치악산 비로봉에 세워진 돌탑은 원주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던 용창중씨가 신의 계시를 받아 1962-1964년에 쌓았다고 한다. 이후 무너지기도 했으나 치악산 국립공원 사무소에서 복원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비로봉 삼거리에 다시 내려오니 이제 배고픔을 느낀다.
점심 도시락을 준비해 오지 않은 게 후회된다. 딸랑 물만 세 병 챙겨서 산행했으니...
올라갈 때는 못봤는데 내려와서 물 한모금 마시면서 바라보니 비로봉 삼거리에 안전센터도 있구나.
하산 길에 만난 원추리 꽃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운지의 변종인가
입석대 입구 화장실
오늘 산행 길에 만난 사람은 총 세 사람이다. 날씨가 고르지 못한 평일이라서 산을 찾은 이가 없었던 듯 하다.
입석대 화장실을 지나 조금 더 내려오니 근처 계곡의 물소리가 시원스럽게 들린다.
풍부한 수량에 너무 맑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베낭만 벗어 놓고 물속에 들어간다.
오가는 사람 없어 편하게 알탕을 하고 나니 산행의 피곤함이 날라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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