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산(金烏山, 977m)은 경북 구미의 진산으로 멋진 기암괴석과 급한 경사길이 매력이 있는 곳이다.
옛날 아도화상이 이곳을 지나다 저녁 무렵에 황금빛 까마귀가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금오산엔 고려말 충신 야은 길재를 기리는 채미정이 있고 케이블카의 종점 부근에 해운사와 명금폭포(대혜폭포)가 있으며, 정상부의 암릉 끝자락에 약사암이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오늘 그곳에 가본다.
<금오산 정상의 현월봉 정상석과 뒤로 보이는 구미시의 모습>
명절 연휴 전날
특별히 할 일이 없어 혼자 산행을 나선다.
오늘은 구미의 금오산을 한바퀴 넘어보고자 혼자 배낭을 매고 출발한다.
명절전이라서인지 등산객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도시락과 물도 준비하지 않은채 혼자 걸은 날이다.
1. 산행 일시 : 2017.1. 26.(목)
2. 산행지 : 구미의 금오산
3. 산행 코스 : 금오산 저수지 근처의 주차장 - 채미정 - 해운사 - 대혜폭포 - 할딱고개 - 정상 - 약사암 - 마애불 - 오형돌탑 - 폭포 - 주차장
4. 산행 거리 및 소요시간 : 9km 내외, 3시간 35분
5. 날씨가 그렇게 춥지는 않다. 미세먼지도 그렇게 심한 편은 아니다. 혼자 산행하기에 괜찮은 날이다. 그런데 만나는 사람들이 없으니 너무 심심하다.
금오산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일부 구간까지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기도 하다.
5,000원 내고 케이블카를 타면 해운사 입구까지 쉽게 갈 수 있지만 그곳에서 정상까지는 1시간 30여 분을 걸어가야 한다. 그래서 산행할 사람들은 케이블카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금오산 등산은 왕복 4시간이면 충분하니까.
고려말 충신으로 3은의 하나인 야은 길재를 기리는 채미정이 등산로 초입에 있다. 그 앞에 세워진 회고가 비석이다.
금오산 호텔은 오른 쪽에 있고, 산행하기 위해서는 직진이다.
케이블카 종점 부근에 있는 해운사
신라말 도선이 대혈사(大穴寺)라는 이름으로 창건하였으나 왜란때 폐사되었던 것을 철하스님이 복원했다고 한다.
대혜폭포로 가는 길의 우측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암자이다.
도선굴은 다음 기회에 가고 오늘은 대혜폭포 지나 정상으로 곧장 올라 갈 생각이다.
해운사의 왼쪽 길을 따라간다.
대혜폭포(명금폭포)
27m의 이 폭포는 떨어지는 물소리가 금오산을 울린다하여 명금폭포라고 부르기도 한다. 계곡을 따라 흐르는 이 폭포수가 이고장의 유일한 수자원이 되기 때문에 큰 은혜의 폭포라는 뜻으로 대혜폭포라고 부른다고 한다.
대혜폭포를 지나면 수백 개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야 하는데 이곳이 할딱 고개라고 한다.
계단이 끝나는 자락에 할딱고개가 있어 여기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할딱고개에서 바라본 금오산 저수지와 구미 시내
등산로 옆의 고목을 이용하여 장승을 만들어 놓았다.
다행스럽게도 눈이 녹아서 아이젠을 꺼낼 필요는 없다.
올라갈 때는 오른쪽의 정상방향으로, 하산할 때는 왼쪽의 마애석불 방향으로
전형적인 육산으로 돌이 많은 금오산은 정상 부근에는 완전히 바위 길을 걸어가야 한다.
정상에 오르는 구간은 돌 계단을 깔끔하게 다듬어 놓았다.
정상 바로 직전엔 빙판 구간도 나오고
동절기라서 사용이 중지된 음수대도 보이고
등산 안내판이 보이는 것을 보니 저기가 정상인 모양이다.
금오산 정상엔 예전에 미군부대의 통신 시설이 있어 통제되었던 곳이란다.
미군부대의 통신 시설 접근 금지때문에 정상보다 10m 아래에 설치된 예전의 정상석이다.
지금은 여기에서 10m 올라가면 또다른 정상석을 만날 수 있다. 미군과의 협의로 인해 정상까지 오를 수 있어서...
기다려도 기다려도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없어 셀카로 인증한다.
예전엔 통제구역이었던 곳이지만 지금은 정상에 멋진 표지석을 만날 수 있다.
정상에서 바라본 구미시
이젠 동국 제일문을 지나 약사암으로 내려간다.
깎아지른 듯한 바위 틈새로 지나가면 약사암이 나온다.
금오산 약사암
이제는 마애석불과 폭포가 있는 방향으로 하산한다.
약사암 종각인 범종루
석간수도 얼어붙었구나
금오산 마애 보살입상(보물 490호)
정상의 북편아래 자연 암벽에 조각된 높이 5.5m의 석불 입상이다. 암벽의 돌출 부분을 이용하여 좌우를 나누어 조각하였다.
돌 위에 표시한 이정표가 품위있어 보입니다.
금오산 명소의 하나인 오형돌탑 공원
어느 할아버지가 불치병으로 손주를 잃고 넋을 기리기 위해 쌓기 시작했다는 돌탑군이다.
금오산의 오자와 손주 녀석 이름자인 형자를 넣어 오형이라고 부른다고 전해진다.
하산 길에 애추(너덜지대)도 만나고
해운사에 나옹선사의 글도 있고
대혜문을 좌우로 성곽이 조성되어 있다.
금오산성은 고려말 왜구 침입에 대비해서 쌓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 자연보호 운동이 제일 먼저 시작된 곳이 구미시라고 한다.
금
오늘 걸었던 금오산 정상인 현월봉을 뒤돌아 본다.
명절 전날이라는 것과 12시가 지나서 늦게 산행을 시작해서인지 하산하는 사람 3-4명을 만난 것 외에 거의 사람들을 볼 수 없었다. 도시락과 물을 챙기지 않고 산행해서인지 너무나도 배가 고프다. 가까운 식당이라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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