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장산(598m)은 대전광역시 동구와 충북 옥천에 걸쳐있는 산이다. 대전의 3대하천인 대전천, 유등천, 갑천 중에서 대전천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삼국시대 백제 군사들의 군량미를 저장하였던 산으로 알려져 있으며 세천 유원지의 물막이 댐은 대청호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대전 시민의 식수원으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산행하면서 보니 이젠 봄이 저만치 건너간 것 같다. 봄꽃으로 피었던 꽃들이 꽃잎을 떨궈내고 열매를 맺고 있거나 이젠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애기나리는 등로 주변에서 자주 만날 수 있어 몇 컷을 담았다.
정상 언저리에 오르니 족도리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족두리는 옛날 여자들이 결혼할 때 머리에 쓰던 쓰개다. 넓은 잎에 가려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작고 동그란 꽃 모양이 마치 족두리를 닮아서 족도리(족두리)풀이라고 한다.
이 풀에는 슬픈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경기도 포천 지방에 아주 예쁜 소녀가 살고 있었는데, 꽃처럼 아름다워서 꽃아가씨라고 불렸다. 꽃아가씨는 산나물을 캐고 꽃나무를 심으며 생활하다 궁녀로 뽑혔으며, 궁궐에서 생활하던 중 중국으로 팔려가고 말았다. 결국 중국 땅에서 들판에 굴러다니는 풀처럼 살다 죽고 말았다. 그러는 동안 그녀의 어머니도 죽었다.
두 모녀가 죽은 뒤 그 집 뒷마당에 풀들이 자라기 시작했다. 그 풀에 핀 꽃은 여자가 시집갈 때 쓰는 족두리처럼 생겼으며, 이 이야기가 널리 퍼지자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왔다. 사람들은 그 꽃이 꽃아가씨의 한이 맺힌 꽃이라고 했고, 그 풀을 족도리풀이라 불렀다고 한다.
족도리 풀은 다른 풀과는 달리 개미나 땅 위를 기어다니는 곤충들을 불러 들여 수정하고 번식하기 때문에 꽃에서 생선 비린내가 난다고 한다.
잎은 보통 2장씩 나오며 하트(심장) 모양이다. 꽃말은 '모녀의 정'이라고 한다.
꽃잎은 끝부분이 3개로 갈라지며 뒤로 살짝 젖혀진다.
4월 말에 작은 항아리 모양의 홍자색 꽃이 옆을 향해 달리지만 땅에 바짝 붙어있고 잎에 가려서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띄지 않는다. 하트 모양의 잎모양을 보고 족도리풀이란 것을 알아야만 찾아낼 수 있다.
늘 허리를 구부려야만 꽃의 위치를 찾을 수 있는, 그래서 사람들로 하여금 겸손함을 가르치는 묘한 꽃이다. 족도리풀은 개미와도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산다.
생강나무는 꽃이 지고 잎이 나오는데 잎모양만 보고도 찾아낼 수 있다.
한 그루에 달린 잎 모양이 하트(심장)모양도 보이고 뫼산(山)자도 보인다. '산에서는 내가 주인입니다.'라는 듯이 주로 산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나무다.
한참 전에 만났던 이정표에는 식장산 정상이 300m로 표기되었는데 지금의 이정표에는 400m로 되어 있는 것을 보니 내가 다니는 식장산 산행코스는 돌아가는 머나먼 길로 다니는 것 같다. 지금 걸어가는 이 길이 보만식계의 코스인 듯 하다.
시들시들한 철쭉을 보니 이젠 꽃잎을 떨구고 있는 중인 모양이다.
백두대간을 종주했고 백대명산도 완주를 했는데 대전권의 보만식계는 도전조차 해 보지 못했다.
보문산 만인산 식장산 계족산- 각각의 산을 오르내리긴 했는데 한번에 걸어보는 것은 이젠 무리일 듯 하다.
아는 산꾼들에게 함께 해보자라고 말 한적은 있지만 모두 손사레를 친다. 이젠 관절 조심해야지요.
만인산에서 세천공원까지는 24.8km로구나. 백두대간의 한 구간 거리인데...
산의 능선길과 정상에 통신시설이 있기 때문에 지금도 일반인의 접근을 금지한다. 그래서 식장산의 정상석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은 9부능선의 깎아지는 절벽을 걸어야 하는 곳도 있다.
오늘 식장산에 올라가면서 사진에 담은 꽃이라곤 대부분 철쭉인 것 같다.
4월이 지나고 5월이 오면 사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푸르른 신록이 아니겠는가?
오늘 그 푸르름을 실컷 만나본다.
식장산의 정상이 보인다
상수리나무의 수꽃들이 축 늘어져 있구나.
2년 전에 이곳을 지나면서 매화노루발을 두 그루 만났던 기억이 있길래 통신시설 옆의 철조망 근처까지 올라가 보았건만 만날 수 없었다. 시기적으로 너무 이른 것일까?
독수리봉을 거쳐서 갈까?
아니다 내일 긴 산행이 있으니까 오늘은 간단한 산행으로 마무리하자.
오늘은 식장산 최단 코스로 올라와서 최단 코스로 내려가려 한다.
등로가 좀 까칠까칠한 곳도 있ㅈ만 경사가 심하지 않아서 큰 무리 없는 산행이다.
만인산으로 가는 길을 따라 걷다가 왼쪽으로 치고 내려오니 식장산에서 올라올 수 있는 가장 끝자락의 임도와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부터 본격적으로 하산한다.
임도길을 걸어오면서 만난 산괴불주머니가 곱게 인사를 한다. 나도 눈 인사를 하고.
산에서 사는 괴불주머니는 산괴불주머니라 부르고 자주색의 꽃이 피면 자주괴불주머니라고 부르고 흰색의 꽃이 피면 흰괴불주머니라고 부른다
임도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니 온통 병꽃나무 군락지인 듯 많이 만났다. 몇 컷 담으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산이다.
어쩌다 보니 하산 완료했다.
내일은 백두대간을 하는 후배를 격려하기 위한 동반 산행하기로 한 날이다. 예전에 엄청 고생한 생각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코스로.,
하산 후에 칼국수 집에 들어가서 1인도 되나요?
어서 들어오시란다. 기본 찬에 보리밥이 제공되고 곧이어 바지락 칼국수 1인분이 나온다. 팔팔팔 끓여서 맛나게 먹고 이젠 귀가다.
내일이 걱정된다.
우두령에서 추풍령까지 백두대간 길을 걷기로 한 날이다.
후배 중 1인이 대간 종주하는 중인데 대간종주 선배들이 함께 동반 산행을 해 주기로 한 날이다. 무려 23km정도를 걸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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